군체 후기

영화(드라마) 2026. 5. 25. 10:43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다.
최근 좀비 영화를 보다보니 최근에 개봉한 '군체'도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좋았던 점은 설정 자체가 신선했다는 점이다.
좀비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점점 똑똑해진다는 설정이 있고, 더 나아가 우두머리 개념이 있어서 명령을 받아 움직일 수 있다.
많은 좀비물을 본 것은 아니지만, 처음 접하는 설정이라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런 설정에서 파생되는 매력적인 장면들이 다수 있었다.
정보를 공유할 때 특유의 하늘을 보는 제스처도 기괴하면서도 매력적이었고 등장인물들과 싸움에서도 4족 보행 시 싸움, 2족 보행 시 싸움, 명령을 받으며 싸움 등 진화에 따른 싸움 방식들이 긴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주었다.

특히, 개미와 비슷한 습성이라는 것에 착안하여 '앤트밀'이라는 개념을 가져다 쓰는 부분이 좋았다.
초반에 탈출을 위해 해당 개념을 한번 사용하여 관객들에게 앤트밀을 기억시켜주지만 금방 잊어먹게 한 후 후반부 중요 장면에서 다시 한번 써먹는게 아주 인상깊게 남고 매력적이었다.

다만, 이런 설정과 매력적인 연출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의 매력도가 상반되게 많이 떨어졌다.
전체적인 인상은 좀비물의 보여지는 멋진 연출들을 위해 도구로서 캐릭터를 생성하고 역할을 다하면 그냥 버리는 느낌이었다.

두 남녀 주인공의 관계를 제외하고는 그렇다할 서사랄게 전혀 주어지지 않고, 각자의 보통 사회적으로 정의된 역할만 주어진다.
아무래도 남녀노소를 등장시키고 싶었고 보여주고 싶은 장면과 캐릭터를 매칭하여 쓰고 버린 것 같다.
튼튼한 노년은 초반의 미끼로 쓰고, 어린 소녀들에게는 쓸데 없이 학폭을 가져다 놓았고, 장애인에게는 죽음 뒤 기적이라는 연출과 남동생의 각성을 위한 도구로 쓴 느낌이 강했다.
그래도 남매의 설정은 억지스럽다고 느꼈지만, 남동생이 흑화하여 좀비를 살인?하는 컨셉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캐릭터들이 스토리의 진행과 연출을 위한 도구를 쓰이다 보니, 등장인물에게서 느껴야 할 감정들이 전혀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저런 슬프고 안타까운 이유로 죽어갈 때 너무 인위적인 느낌만 들었다.

마지막으로 일부 배우들의 연기도 별로였다.
전지현 배우의 과호흡 대사 톤도 극의 상황과 어울리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형사의 연기도 발음이 구린건지 그냥 그자체로 어색한 느낌이 강했다.
다른 배우들은 연기를 못했다기 보다 연기한 등장인물 자체가 캐릭터성이 없어서 별 다른 느낌 자체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구교환 배우의 연기는 찰떡이었다고 생각한다.

Posted by robo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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