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 | 액션, SF, 모험 | 2013.07.11 개봉 | 미국 | 12세 관람가
길예르모 델 토르 감독 작품 시리즈의 두번째 영화는 퍼시픽 림이다.
바로 헬 보이2를 보기에는 너무 뻔한 것 같아서, 비교적 최근 작품을 골라봤다.
특별한 배경지식은 없었고, 로봇이 나오는 영화이고, 만화적 요소가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가지고 있던 영화였다.
▷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 시리즈 1편 : http://mino-1.tistory.com/6
퍼시픽 림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동양과 서양의 조화1)와 2% 부족한 SF2)로 설명 할 수 있을 것 같다.
1) 동양과 서양의 조화
영화 시작부터 카이주라는 일본어와 예이거라는 독일어가 등장한다.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동양과 서양의 컨셉을 동시에 적용한 것을 볼 수 있다.
미국 영화이기 때문에 서양의 컨셉을 찾기보다는 동양의 컨셉을 위주로 찾아 보았다.
▷ 등장인물이 동양의 캐릭터가 많다.
여자 주인공은 일본인이고, 주변 엔지니어들이 동양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국인 파일럿도
등장한다.
▷ 주된 배경을 홍콩으로 설정한다.
카이주라는 생물에 의해 세계가 공격 받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배경이 되는
장소를 홍콩으로 설정하였다.
▷ 예이거의 중요한 무기로 칼을 설정하였다.
초반에는 미사일이 큰 무기로서 역할을 하는 듯 했지만, 결국 칼류의 무기를 꺼내면서 동양적인
컨셉을 반영시켰다.
일본인으로 설정되지 않은 등장인물이 일본어를 구사하는 등 이외에도 다양한 동양의 컨셉을 반영시킨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의 서양 영화에서 동양의 컨셉을 채택하여 반영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공감을 시키기에 어려운 컨셉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역시 뭔가 매끄럽지 못 하고, 툭툭 튕겨나가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크게 나쁘지도 않다는 느낌도 동시에 받았다.
2) 2% 부족한 SF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SF 장르 특유의 과학의 발전을 통한 상상 속의 미래의 모습이 덜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설정은 2020년이지만 예이거의 모습, 정신을 공유하는 기술 등을 보면 현대보다 훨씬 더 발전한 미래라는 느낌을 많이 준다.
그와 동시에 평범한 자동차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카이주의 공격을 당하는 세계의 각국의 도시의 모습은 현대와 달라진 모습이 없어 보이며, 해벽을 쌓는 건설 현장 또한 특별한 기술이 도입되지 않는다.
또한 예이거의 시야는 헬리콥터가 보조를 해주고, 전투 상황을 망원경으로 파악하는 등 미래의 모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현대적인 모습도 많은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설정들이 언밸런스하다는 느낌을 무의식 중에 받았다.
뭔가 복잡 미묘한 영화의 분위기와 반대로 스토리는 너무 단순한 편이다.
예이거라는 로봇을 통해 지구를 무너뜨리려는 외계 생물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남자 주인공에 대한 집중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형을 잃은 아픔으로 예이거를 조종하는 것을 포기하고, 떠나 있던 남자 주인공이 지구가 멸망의 위기에 처해있다는 이유만으로 순순히 돌아가는 모습이 의아했다.
그리고 형을 잃은 아픔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치유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쉬웠다.
여자 주인공과의 관계를 통해 치유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관계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것 같다.
특별히 비슷한 점이나 과거의 연결고리가 있거나 한 것도 아닌데 남자 주인공은 전적으로 여자 주인공을 신뢰하게 된다.
또한 여자 주인공의 과거도 남자 주인공과 비슷한 분량으로 진행을 하고 있는데, 주인공의 과거 치고는 너무 평범한 설정이라서 굳이 스토리 상에서 비슷한 분량을 차지하면서 진행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게다가 여자 주인공과 준주인공인 스탁커와의 관계를 남자 주인공과의 관계보다 중요하게 설정한다.
주인공 간의 관계는 일방적이고, 여자 주인공은 다른 등장인물과 유대관계가 더 있게 되는 이상한 설정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스탁커와 남자 주인공과의 관계가 유대가 깊은 것도 아니어서 영화를 이끌어 가는 세 명의 등장인물들이 서로 딴 데를 쳐다보면서 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오히려 주변 등장인물에 대한 캐릭터 설정과 관계 설정이 더 훌륭했던 것 같다.
(덕분에 두 박사의 케미가 돋보인다.)
큰 틀에서 보면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단순한 스토리에 로봇의 액션에 감탄하면서 보기에는 좋지만, 반대로 공감이 쉽지 않는 분위기와 서로 연결이 이상한 인물 간의 관계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한줄평 : 극장에서 로봇의 액션신에 푹 빠져 보았다면 재밌지 않았을까?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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